윈도 1.0부터 XP까지, 21번째 생일 맞은 MS 윈도
MS가 5년 만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내놓으면서 '윈도'라는 운영체제에 대한 관심이 새삼 뜨겁습니다. 지난 11월20일은 윈도가 세상에 태어난지 21년째 되는 날입니다. 윈도가 벌써 21살이라니 다 컸네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도스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 회사가 지금의 거대한 공룡으로 커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윈도'가 있습니다. 윈도의 지난 21년의 세월을 되짚어봤습니다.

1985년 11월 윈도 1.0
윈도 1.0은 하나의 '운영체제'라기보다는 MS-DOS의 GUI(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또는 '데스크탑'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기본 뼈대가 MS DOS이기 때문이지요. 만약 여기서 도스라는 알맹이를 빼면 화면을 구성하는 데스크탑만 남기 때문에 사실상 운영체제라고 할 수는 없지요.

도스의 가장 큰 단점은 '텍스팅'(texting)입니다. 키보드로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것은 사람의 기억력을 요구합니다. 저도 대학시절 배웠던 도스 명령이 몇 가지 기억나는데 디렉토리를 보려면 dir을, 파일을 지우려면 del이라고 쳐야지요. 이처럼 모든 명령을 머릿속에 담아놓아야 하기 때문에 당시에 컴퓨터를 잘 쓴다는 것은 도스 명령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로 판가름이 났습니다.

윈도 1.0은 이런 분위기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물론 그래픽 환경이 지금처럼 친절(?)하지 않았지만 마우스를 움직여서 메뉴를 고를 수 있게 되면서 컴퓨터 환경의 주체가 사람의 기억력에서 그래픽 환경으로 넘어갔습니다. 256KB 메모리의 XT 기종에서 쓰는 윈도 1.0은 MS-DOS 파일 관리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캘린더, 노트패드, 계산기, 시계 등 개인 일정에 관한 애플리케이션이 중점적으로 들어갔습니다.

윈도 1.0의 그래픽은 초보적이어서, 여러 개의 프로그램 창을 겹쳐 놓거나 아이콘으로 작게 줄이거나 전체화면으로 키우는 기능은 없었습니다.
당시 판매 가격은 100달러로, 지금으로 치면 윈도 XP 홈 에디션의 177달러와 비슷합니다.

 

1987년 11월 윈도 2.0

1987년 11월 1일 나왔습니다. 윈도 1.0과 비교해 도스 중심이라는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6비트라는 것도 그대로이지요.

다만, 윈도 1.0에서 지적받아온 창 배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습니다. 창 겹치기, 아이콘으로 만들기(최소화), 전체화면으로 만들기(최대화) 등이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지요. 나중에 윈도 386이 나온 뒤 이름이 윈도 286으로 바뀝니다.

가장 큰 특징은 '하이 메모리'(HMA, high memory area)를 쓴다는 것입니다.도스는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메모리에다 번지(Address) 를 정해 놓습니다. 메모리가 1 MB라면 0∼640번지이 기본 메모리 영역이고 641∼1024번지 까지가 상위 메모리입니다. 상위 메모리와 확장 메모리가 시작되기 전의 1025∼1088번지가 바로 HMA 영역입니다.

  DOS 5.0 이상에서 CONFIG.SYS에 DEVICE=C:\DOS\HIMEM.SYS 와 DOS=HIGH 라는 명령을 더하면 이 64KB의 영역으로 도스 커널의 일부분을 옮깁니다. 따라서 기본 메모리를 40∼50KB 절약할 수 있지요.

가격은 99달러.


1988년 5월 윈도 2.1

1988년 5월27일 선보인 윈도 2.1은 윈도 386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윈도 2.1은 한글 버전이 나온 최초의 윈도이기도 하지요. 당시 국내에 소개된 사양은 다음과 같습니다.

  2개의 플로피디스크 또는 1개의 하드디스크
  MS-DOS 2.0 이상
  512KB 이상의 메모리
  흑백 또는 컬러 모니터
  마우스


윈도 2.1은 인텔 80286과 80386 프로세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80286에서 돌아갈 때는 Windows/286 모드, 80386 프로세서를 쓸 때는 Windows/386 모드로 작동하는 것이지요.

확장 메모리(EMS, expanded memory specification)라는 기술도 도입했습니다.스프레트시트 프로그램을 개발한 로터스사가 640KB라는 메모리의 한계를 넘기 위해 만든 규격입니다. 이로써 80286에서는 16MB, 80386에서는 4GB까지 메모리를 늘려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90년 10월 윈도 3.0

1990년 10월31일 나온 윈도 3.0은 윈도 시리즈 중에서 가장 먼저 대박을 터트린 운영체제입니다. 출시된지 6개월 만에 200만 부가 팔렸으니까요. MS-DOS의 최대 후원자인 IBM의 그늘에서도 벗어났지요. 윈도 3.0의 인기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당시 한 잡지는 세운상가 매장 직원들이 "윈도 3.0이 발매된 이후로 매킨토시가 죽고 있다"고 하소연했다는 소식을 전할 정도였습니다.


윈도 3.0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멀티 태스킹을 많이 개선했습니다. 8086 CPU에 1MB 이상의 램을 갖추고 있으면 '기본 모드'로 쓸 수 있지요. 사양이 좋은 PC에서는 표준 모드(80286 프로세서 필요)와 386 확장모드(80386 프로세서와 2MB이상 RAM 필요)로도 동작합니다.

연장 메모리(XMS)와 가상 메모리를 지원해 이전보다 더 많은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시킬 수 있습니다. 가상 메모리는 하드디스크의 일부를 메모리처럼 쓰는 것이고, 연장 메모리는 IBM이 640KB의 기본 메모리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개발한 기술로, HIMEM.SYS가 관리하는 메모리 영역입니다.

설치 프로그램은 5.25인치 플로피 디스켓으로 다섯장.

MS는 윈도 3.0을 배경으로 MS 워드(Word)와 MS 엑셀(Excel)을 발표해 PC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도 큰 시장을 장악해갔습니다. MS-DOS 시절에는 워드퍼펙트가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로터스 1-2-3가 스프레드시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드퍼펙트는 MS-DOS에서의 큰 성공에 안주하고 있었고, 로터스 1-2-3도 MS와 불편한 관계 때문에 윈도 시리즈 개발에 부정적이었습니다. 덕분에 MS 워드와 엑셀은 별 장애 없이 지금의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뿌리를 내리게 되었지요.

1992년 3월 윈도 3.1

'야누스'(Janus)라는 이름의 코드명으로 개발된 윈도 3.1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2년 3월 18일. 윈도의 전성 시대는 이때부터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윈도와 비교하면 사운드카드를 지원하면서 멀티미디어 환경의 터를 닦았고, 크기 변경이 자유로운 트루 타입 폰트를 쓰기 시작했으며, 복합 문서를 쉽게 만들어주는 OLE도 들여왔습니다. 보호모드로 데이터를 보다 안전하게 지킬 수 있게 되었고 메모리를 16M까지 썼습니다. 그밖에도 쉘, 인터페이스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도스보다 느린 속도와 낮은 안정성, 그리고 응용 프로그램 부족으로 게임이나 워드프로세서 등에서는 도스가 주로 이용되었지요.

1995년 8월 윈도 95

개발명 시카고(Chicago)의 윈도 95는 95년 8월 24일 나왔습니다. 윈도 3.1을 내놓은 지 4년 준비여의 끝에 의욕적으로 선보인 32비트 운영체제 윈도95는 광고비만 10억달러를 쓰면서 바람몰이를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PC 산업이 발달하면서 윈도 95는 지구촌을 뒤흔드는 폭풍을 일으켰습니다. 이른바 '컴퓨터 혁명'이지요.

영문 윈도 95가 1천 만개 이상 팔리면서 태풍을 일으킨 뒤 한글 윈도 95가 1995년 11월 28일 마침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당시 한 신문 기사를 보면 윈도 95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관심을 일으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구촌에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한 뉴질랜드에서는 컴퓨터마니아들이 윈도95를 구입하기 위해 23일 자정부터 상점앞에 장사진을 이루었으며 하루 예상판매량이 1시간도 되지 않아 매진되기도 했다.또 세계 주요도시에서는 각 상점들이 아예 24일 0시부터 문을 열었고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윈도95의 로고인 빨강.노랑.초록색으로 치장하기도 했다. 특히 영국의 최고 권위 일간지인 더 타임스지는 2백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특집을 실은 신문 1백50만부를 24일 무료로 배포했다.이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윈도95출시를 기념한 판매장려책에 따라 기획한 것으로 신문매입을 위해 적어도 37만5천파운드(한화 약4억5천만원)를 썼다."

윈도 95는 기존 윈도와 비교해 엄청난 발전을 거뒀습니다. 큰 틀에서는 도스와 GUI가 사실상 따로 떨어져 있던 기존 윈도와 달리 윈도 95는 도스를 통합하면서 GUI 운영체제로서의 기틀을 마련했지요. 세부적으로 보면 먼저,프로그램 관리자와 파일관리자 대신 탐색기와 시작 메뉴, 작업 표시줄, 바탕화면, 폴더, 바로가기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의 기능도 강화되었습니다. FAT 파일시스템을 개선해 도스 시절부터 이어오던 <이름 8자 + 확장자 3자>라는 파일 이름의 한계도 깼습니다. 플러그 앤 플레이 기술을 써서 하드웨어를 쉽게 설치하거나 제거할 수도 있지요.


1998년 6월 윈도 98

윈도 95의 흥행이 이어질 것이냐는 관심 속에서 윈도 98은 98년 6월 25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윈도 95와 마찬가지로 16비트와 32비트의 혼합 운영체제입니다. 16비트 체계를 계속 가져간 것은 도스 게임을 비롯한 16비트 애플리케이션을 돌리기 위해서지요.

윈도 98의 가장 큰 특징은 MS가 드디어 '인터넷'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윈도 98은 운영체제에 익스플로러 4.0을 기본으로 탑재해  이용자들이 웹 브라우저를 따로 설치하지 않게 했습니다. 당시 경쟁하던 넷스케이프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덕분에 얼마 뒤 익스플로러는 넷스케이프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세계 최강의 웹 브라우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밖에도 액티브 데스크탑을 지원해 인터넷 사이트를 바탕화면처럼 띄울 수 있고, 정상적으로 종료되지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디스크 검사를 수행해 오류를 잡아내고, AGP 버스를 지원하며, 다이렉트X API로 게임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2000년 9월 윈도 Me

2000년 9월14일 등장한 윈도 Me(Millennium Edition)이라는 이름에서 거대한 카리스마가 느껴지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윈도 98의 개선판이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윈도 98보다 관심을 끌지 못했지요.

윈도 Me는 미디어 플레이어와 윈도 무비 메이커를 갖추는 등 멀티미디어에 무게를 뒀습니다. 또한 가정에서도 쉽게 쓸 수 있도록 시스템 복원기능과 파일 보호, 범용 플러그 앤 플레이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응용 프로그램의 크기가 커지고, 운영체제가 여러 부가 기능을 포함하면서 커널 자체의 한계가 드러났고 이로 인한 안정성 문제가 적지 않았습니다.


2001년 10월 윈도 XP

윈도 XP가 나온 게 2001년 10월 25일이니 어느 새 5년이 넘었군요. 윈도 XP는 윈도 Me에서 안정성의 타격을 입자 기존  소비자용 운영체제(95, 98, Me)의 커널은 더 이상 안되겠다고 판단하고 가정용 운영체제로는 처음으로 윈도 NT 기반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휘슬러'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어온 윈도 XP는 2001년 2월13일 미국 시애틀에서 첫 시사회를 갖고 본격적인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빌 게이츠는 "XP는 eXPerience를 뜻한다"면서 "PC 이용자들이 윈도 XP를 통해 인터넷과 멀티미디어를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자랑했습니다.

빌게이츠의 장담처럼 윈도 XP는 윈도 98과 비교해 성능과 안정성에서 많은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몇가지 특징을 꼽으면 '루나(달)'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등장했고, 초보자들을 위해 시작 메뉴와 제어판을 비롯한 수많은 메뉴의 구성이 바뀌었고, 윈도 Me의 시스템 복원 기능을 이어받았고,멀티 유저 기능으로 사용자 계정이 쉽고 빠르게 전환되고, 네트워크를 통한 원격 접속이 됩니다. 

하지만 기본 탑재된 MSN 메신저와 Internet Explorer가 반독점법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지요.

2006년 말 윈도 비스타
코드네임 롱혼(Longhorn)으로 알려진 윈도 비스타는 RTM이 끝나 연말 쯤 윈도 비스타 PC가 시장에 등장할 것입니다. 
윈도 비스타는 3차원 효과인 에어로 글라스 기술을 이용해 인터페이스가 더욱 화려해졌고 Win32 API를 대체하는 WinFX API, 향상된 검색 기능, 사이드 바 등이 새로 등장했습니다.

by 정이리 | 2006/11/22 19:45 | software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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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거리로 나가자, 키스를.. at 2006/12/15 00:18

제목 : 윈도 비스타가 별로 성공하지 못할 당연한 이유
윈도 비스타가 출시되었습니다. 가정용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된다고 합니다. 특징은 예뻐진 인터페이스. 정말 MS 답지 않게 예쁩니다. :) 하지만 윈도 비스타가 윈95나 윈XP 만큼 성공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일단 높은 사양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한 적응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왜 윈도 비스타 로 바꿔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끌리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윈도 XP의 성공에 대한 ......more

Commented by 최용재 at 2007/05/04 17:49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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